세계 경제

글로벌 뷰티 산업 경쟁 양상이 변하고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가는 것이 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한 가치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뷰티 산업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480조 원 뷰티 시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시아태평양이다. 라틴아메리카, 중동·아프리카 지역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어, LG경제연구원 보고서를 통해 높은 수요와 기술 혁신에 힘입어 최근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뷰티 산업 분야에서 K뷰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강구해본다.

꾸준히 성장하는 뷰티산업
‘Lipstick Index(립스틱 지수)’ 라는 지표가 있다. 9·11 테러 당시 소비가 극심하게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립스틱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관심을 끌었던 지표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립스틱과 같은 제품에서 소비자들이 심리적 만족감을 얻고자 했던 것이다.
과거 오랜 기간 동안 립스틱과 같은 메이크업 제품은 젊은 여성의 전유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둔 현재, 건강하게 오래 살아가는 것이 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한 가치로 부상하고 있으며, 외모 관리도 같은 맥락에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외모 관리 수준이 개인의 부와 경쟁력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외모 관리에 대해 점점 높아지는 요구 수준에 발맞춰 관련 기술과 제품의 혁신도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연간 480조 원 규모의 거대 시장
소비재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Euromonitor에 의하면, 전 세계 뷰티 산업의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4,260억 달러, 원화로 약 482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2008년의 금융위기 등으로 성장세는 약간 주춤하기도 했으나, 최근 3개년 간(2012~2015) 약 5% 수준의 성장률을 나타냈으며, 2020년까지도 비슷한 수준으로 약 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 시장 중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31%로 최대이며, 서유럽-북미-라틴아메리카 시장이 뒤를 잇고 있다. 최근 3개년 간 가장 성장세가 높은 지역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이며(10.2%), 라틴아메리카(8.8%)와 아시아퍼시픽(6.3%) 시장도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뷰티 산업의 역사가 오래된 북미와 서유럽 시장은 1~2%의 성장에 머물러 있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시장 위주로 뷰티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뷰티 제품에 대한 1인당 소비액을 비교해 볼 때, 2015년 미국 소비자들의 연평균 소비액은 249달러에 이르는 반면, 브라질 149달러, 중국 37달러, 인도 9달러 등에 그치고 있어, 이들 신흥국 소비자들의 소비는 앞으로도 큰 폭으로 늘어날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뷰티 제품을 구분하는 카테고리는 사용처에 따라서는 페이셜·헤어·바디 등으로 나뉘고, 특수 사용계층인 남성용, 어린이용 등의 시장은 따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 중 페이셜 스킨케어 시장이 전체의 약 20%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헤어케어와 색조화장품 시장이 다음으로 크다. 최근 3개년 간 연평균 성장률을 보면 데오도란트와 베이비케어 시장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고, 색조 화장품과 향수 카테고리도 성장이 두드러졌다.

‘소셜·맞춤·안전·고급’으로 함축되는 뷰티 트렌드
뷰티 제품과 서비스는 개인의 일상생활, 라이프스타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개인별로도, 또 생활하는 지역이나 국가별로도 약간씩 다른 성향과 소비 패턴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과 SNS의 발달을 통해 뷰티 산업에서도 국가 간 이질적인 문화 차이나 수준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은 현재의 뷰티 산업을 가장 강력하게 변화시키고 있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제품 개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뷰티 산업의 모든 밸류체인에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고 있지만, 특히 마케팅과 유통에서 디지털의 영향력은 매우 강력해지고 있다.

‘맞춤형 화장품’은 소비자의 피부 특성이나 취향에 따라 기존 화장품에 각종 영양성분이나 색소·향료 등을 조합해 판매하는 화장품을 말한다. 맞춤형 화장품은 완제 형태로만 제공되던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시점에서 바로 성분을 혼합해 주거나, 제품의 종류를 극히 세분화하여 소비자가 자신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골라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두 가지 유형이 모두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인해 얼굴에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치약과 같은 퍼스널케어 제품을 포함한 생활화학제품 전반에 대해 소비자들이 과거에 비해 훨씬 엄격한 안전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천연 성분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키워드가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는 추세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의 친환경성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추세이다. 그밖에 뷰티 산업에서 프리미엄화도 꾸준히 지속되는 트렌드라 할 수 있다.

작은 브랜드의 약진
과거 수십 년 동안 굳건히 이어져 온 MNC(multinational corporation) 기업들의 강세는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특정 지역 중심으로 활동하는 로컬 브랜드 중심의 기업들의 점유율은 상승하는 추세이다. 특히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로컬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 기업들 또한 기술, 제품, 카테고리의 세분화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기업이나 기관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뷰티 기업간 M&A도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뷰티 산업의 유망성을 보고 단지 뷰티 기업뿐만 아니라 인접 영역의 기업들과 재무적 투자자들까지 합세하고 있기 때문에 뷰티 브랜드/기업 M&A를 둘러싼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브랜드 포지셔닝 명확하게…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뷰티 기업들은 앞으로의 생존 전략 마련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기업의 규모와 특화 카테고리·시장에 따라 그 전략은 매우 상이할 수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점은 무엇보다 ‘신속성’이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 모니터링이 쉽고, 자원 배분에 효율적이며, 의사결정을 좀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조직 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작은 브랜드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심플한 가치 제공과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량이 꼽히고 있다. 따라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에 보다 오랫동안 머물러 있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의 가치를 한꺼번에 제공하려 하기보다는, 좀 더 명확하고 간결하게 브랜드를 포지셔닝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혁신을 위한 투자도 중요하다. K뷰티의 히트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결국 혁신을 이뤄 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의 단기적인 공에 취하기 보다는, 기본기를 다지는 데 주력하면서 신속성을 추구할 수 있는 조직 구조 등 경영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함께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취재_ 임윤경 기자

2021-06-14 38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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