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동향

기재부 “8·2부동산 대책, 건설투자 영향 제한적”

정부가 최근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 개선에 힘입어 수출, 투자 등이 증가세를 보이고 소비 부진도 완화하고 있지만, 생산이 조정을 받는 등 경기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 경기를 이끄는 한 축인 건설 투자의 경우 8·2 부동산 대책이 미치는 영향이 당장은 제한적이리라고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간한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개선에 힘입어 수출·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비 부진도 완화되고 있다"면서도 "광공업 생산이 조정을 받는 등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가 매달 초 내놓는 ‘그린북’은 경기 진단 보고서로 책 표지가 녹색이다.
기재부는 "수출·투자 중심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소비·서비스업 생산이 조정을 받는 등 내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은 선박·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 호조 영향으로 9개월 연속 증가했다. 6월 설비 투자도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한 달 전보다 5.3% 늘며 5월(1.8%)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8·2 부동산 대책. 풍선효과 과연 어디로?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8일 "이번 부동산 대책 적용대상에 포함이 안 된 지역에서 과열조짐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규제에서 벗어난 곳에 투기자본이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풍선효과가 있을 만한 지역은 대다수가 이번 대책 대상에 포함됐다"며 "아울러 부동산 거래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풍선효과가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아울러 "이번 대책으로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강화돼 무주택 서민 등 실수요층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무주택 세대 주택가격 6억 원 이하 구매의 경우에는 LTV와 DTI가 10%포인트씩 완화된다"며 "디딤돌 대출,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이번 8·2 대책은 실수요자에게 득이 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주택정책은 시장 안정화와 주거안정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며 "당장은 부동산 투기라는 급한 불을 진화하고 있지만, 공급대책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주택공급 로드맵을 9월 중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야당 지도자들은 정치보복이 아니냐면서 허무맹랑한 얘기를 한다"며 "국정원 댓글 사건은 명백한 정치범죄고, 이에 대해 단죄를 하는 것이 어떻게 정치보복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자유한국당이 들고나온 국정조사 주장이야말로 국정원의 적폐청산 노력을 방해하려는 정치공작"이라며 "국정원 개혁은 야당이 개입하지 않아야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 한국당의 ‘국정원 개악저지 TF’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8·2 부동산대책’ 빗겨간 지역 "추가 규제 될라"
‘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된지 불과 며칠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규제를 빗겨간 수도권 일부지역은 매매가가 오르는 등 풍선효과가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규 아파트 입주단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표정관리와 입단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경기지역 모 택지지구 입주자 연합회 커뮤니티에서는 비슷한 시기 입주를 앞둔 인근 신도시들이 8·2 부동산 대책의 풍선효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조용히 해야 한다’며 혹여나 정부의 추가 조치에 의해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에 묶일까봐 전전긍긍했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2일 발표 당시 "집을 거주공간이 아닌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며 "선정된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외에도 풍선효과 등 과열이 우려되는 곳이 있다면 추가 지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인천 송도.청라, 안양 평촌신도시 등 규제를 피해간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휴가철이지만 매도.매수문의가 이어지는 등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8·2부동산대책 발표로 정부가 대출 규제를 통해 다주택자의 ‘돈줄 죄기’에 나섰지만 실제 은행 창구에선 부족한 금액을 신용대출로 메우려는 ‘풍선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잡아 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규칙에 따르면 주택 구입을 위해 대출을 받을 때 LTV로 인해 대출 한도가 모자라 추가로 신용대출을 받는 건 금지된다. 하지만 실제 일선 창구에서는 ‘생활비 대출’ 등을 명목으로 기존의 법규를 우회한 편법 신용대출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편법 신용대출에는 여러 방법이 쓰인다. 우선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두세 달 전에 신용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이 나가는 앞뒤 한 달가량은 같은 고객에게 신용대출을 내주지 않는다.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 관계자는 "이사로 목돈을 써야 해 부족한 생활비를 채워야 한다거나 인테리어 비용이 필요하다고 하면 사실 은행이 신용대출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금융당국 역시 고객이 미리 받아 둔 신용대출이 실제 어디에 쓰이는지 일일이 파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각각 다른 은행에서 받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신용대출로 대출 수요가 몰리며 A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대책이 발표된 뒤 하루 만에 110억 원 가까이 늘었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창구에도 신용대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흐를 경우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22%, 신용대출은 4.41%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대출 수요가 줄지 않고 신용대출이나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옮겨 가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고 가계부채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도한 대출이 나가지 않도록 은행들의 신용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_ 윤봉섭 기자

2021-06-14 55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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