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주제

올해 창립 63주년 맞은 장수 기업 한독 김영진 회장

한독(회장 김영진)은 지난 1954년 창업 이래 유수의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협력 관계를 맺으며, 변화와 성장을 거듭해왔다. 1957년 제약업계 최초로 독일 제약사 훽스트(Hoechst)와 기술 제휴를 맺고, 1964년 이 회사와 합작법인도 만들었다. 한독은 국내 제약업계 첫 해외 합작기업이다. 한독은 합작 파트너가 아벤티스, 사노피로 바뀌는 48년간 선진 제약기술과 우수의약품을 한국에 도입하며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선진화를 이끌었다.


한독(회장 김영진)은 투자와 혁신을 바탕으로 ‘토탈헬스케어기업’으로 변화해 왔다. 올해는 한독 3.0에서 한독 4.0으로 ‘퀀덤 점프’하는데 매우 중요한 해로, 성장과 더불어 내실을 탄탄히 다진다는 방침이다.
한독은 국내 제약업계 첫 합작 기업으로 1964년부터 독일 훽스트 등 해외 제약사와 수십 년간 공동경영을 해오다 2012년 김영진 회장이 사노피 아벤티스 지분을 모두 인수하며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김 회장은 올해 창립 63주년을 맞은 장수 기업이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벤처처럼 과감히 투자하고 신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며 해외 제약사와의 오랜 합작 관계를 정리하고 독자 경영을 선택한 이후부터는 당장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미래가치를 만들기 위한 투자를 지속해왔고 수익성도 곧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 말했다.
한독을 이끄는 김영진 회장은 창업주 2세로, 김 회장의 선친인 故 김신권 명예회장은 평양북도 의주 출신의 만상(조선시대에 의주에서 중국과 교역하던 상인)의 후예다. 김 회장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독일에서 근무한 경험 때문인지 합리적이고 소탈한 성품의 소유자다. 구내 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줄을 서고 직원들도 그와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다.
김 회장이 금과옥조로 삼는 경영철학은 ‘신뢰’다. 한독이 합작 관계를 청산하고 신사업 진출을 위해 각종 인수·합병(M&A)에 나설 때 테바와 태평양제약 등이 한독에 손을 내민 것은 김 회장의 투명 경영 원칙을 신뢰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지난 5년을 새로운 성장을 위한 설계도를 그리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한독은 2012년 바이오벤처 제넥신 지분을 사들이면서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췄고, 2013년에는 세계 1위 복제약 기업인 이스라엘계 제약사 테바와 합작법인 ‘한독테바’를 설립해 복제약 시장에 진출했다.
김 회장은 독자 경영 전까지 합작사라는 태생적 한계와 외국계 경영진의 보수적 경향 때문에 리스크를 부담하는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없었다며 해외에서 개발된 제품을 국내 시장에 가져다 파는 데 그쳐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지만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합작사 청산 후 독자 경영은 한독에 많은 기회를 줬지만 위기도 적지 않았다.
2012년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이후 수년간 매출 성장이 정체됐다. 그는 당시 자체 개발한 신약, 우리 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한독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제약사가 정부 규제 등 리스크에서 벗어나 꾸준히 성장하려면 ‘우리 제품’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 R&D와 투자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이뤄졌던 과감한 투자의 성과는 올해부터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항암신약 개발 등 투자한 사업 결실 거둘 때
한독이 올해 기대하는 제품은 회사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고 있는 희귀질환치료제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재즈 파마슈티컬의 희귀질환 중증 간정맥폐쇄증 치료제 ‘데피텔리오’ 급여를 획득했고 12월 ‘트라클리어’와 ‘옵서미트’에 이어 폐동맥고혈압 신약 ‘업트라비’ 국내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며 올해 ‘솔리리스’가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뿐 아니라 이형성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의 급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보다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라고 기대를 표했다.

또한 투자한 사업의 가시적 성과 중 하나가 케토톱이다. 한독은 일반의약품 사업에서도 의미있는 성장을 이뤄냈다. 2017년 케토톱이 24% 성장하며 300억 매출을 돌파했다. 현재 국내 TOP 브랜드인 케토톱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각 판매 국가에서 허가변경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며 신약 개발에는 천문학적 자원이 드는 데 케토톱이 앞으로 회사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당뇨 시장에서 한독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테넬리아가 2016년 대비 63% 성장하며 DPP-4 억제제 중 5위로 뛰어올랐다. 아마릴 또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3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김 회장은 올해는 당뇨 관련 제품으로 7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솔리리스, 데피텔리오 등과 같은 제품으로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와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지속형 성장호르몬’ 개발도 하반기 진전을 보일 전망이다. 현재 한국과 유럽을 포함한 총 15개국에서 어린이 대상 임상을 진행 중인데 이달 중순 국제 소아내분비학회(IMPE)에서 지속형 성장호르몬의 임상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르면 연말 임상2상을 완료한 후 해외 제약사 등에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CMG제약과 개발 중인 ‘Pan-TRK 저해 항암신약’은 작년 3월 항암신약개발사업단(보건복지부 지원/ 주관 국립암센터)과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며 개발 과정에 탄력을 받게 됐다. 올해 미국에서 허가를 신청하고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바이오칩 전문기업 엔비포스텍과 개발하고 있는 체외 진단용 의료기기 ‘RST 키트’, 한독칼로스메디칼이 개발하고 있는 저항성 고혈압 치료용 의료기기 ‘디넥스’ 등 혁신적 신제품도 올해 한독 성장의 무기가 될 전망이다.
한독은 앞으로도 개방형 혁신을 기반으로 R&D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최근 성과를 내고 있는 제약사들을 살펴보면 오랜 기간 R&D에 투자해온 역사와 경험이 누적돼 있다며 후발 주자로 참여한 이상 처음부터 시작해선 그들을 따라잡을 수 없고 경쟁력 있는 벤처나 연구소와 공동 개발해 속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이 가장 다니고 싶은 회사… 女 영업사원 채용
한독은 보수적 경향이 짙은 제약업계에서 벤처처럼 유연하며 수평적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에선 ‘직원들이 가장 다니고 싶은 회사’로 꼽히기도 한다. 연초 육아휴직 중인 직원과 비정규직까지 포함해 전 직원이 베트남 휴양도시 다낭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전체 사업부 매출이 두 자릿수로 성장한 데 따른 포상 차원에서다. 김 회장은 해외 제약사와 합작 관계를 청산하면서 들었던 가장 큰 고민은 ‘독자 경영 후에도 계속 인재를 유치하고 붙잡아둘 수 있을까’였다며 임직원이 일하기 좋은 환경과 문화를 만드는 데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한독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교육 예산을 늘렸을 만큼 임직원 교육에도 투자하고 있다. 그는 특히 해외에서 경력을 쌓은 인력들은 국내 기업에 복귀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많다며 이들에겐 금전 보상도 중요하지만 합리적 의사결정, 공정한 성과평가, 수평적 문화 등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박을준 한독칼로스메디칼 대표를 비롯해 해외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주도하던 인재들이 한독의 문을 두드렸다. 한독의 여성 인력 비중은 40%로 업계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김 회장은 1990년 제약업계 최초로 여성 영업사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그는 제네릭 중심의 국내 의약품 시장에선 리베이트가 관행처럼 이어져 왔지만 한독은 임상과 과학적 논거를 중심으로 영업한다면서 여성은 친화력이 뛰어나고 고객에게 과학적 논거를 설명하는 데도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 제약산업이 한국판 ‘선샤인 엑트’(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윤리경영 강화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앞으로도 제약산업의 윤리경영은 지속적으로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최신 IT 기술과 접목한 연구개발은 보다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약개발 전략이 빠른 의사결정으로 바뀌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한독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신약연구개발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도하는 인공지능개발 TF에 참여해 한독의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각오다.
한독이 앞으로 기존의 연구개발방식과 AI를 활용한 방식을 효과적으로 융합해 더 나은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효율적으로 신약개발을 해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세계적 기업으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

2021-06-10 3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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