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뒷바퀴만 교체하면 전기자전거로 변신하는 스타트업

지난 2012년 설립한 (주)하이코어(대표 박동현)의 2018년은 그야말로 ‘핫’하다. 지난해 첫 시제품이 선보인데 이어 선주문 제외 올해만 100억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이코어를 가장 핫한 스타트업으로 만든 주인공은 바로 오랜 연구 끝에 빛을 본 ‘HyCore T1(Hybrid Core-technology Tri-spoke Version1’. 뒷바퀴만 교체하면 전기자전거로 변신하는 이 제품으로 세계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하이코어의 비전을 박동현 대표에게서 들어본다.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만나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한양대학교 지주기술회사로 출발한 (주)하이코어(대표 박동현)는 어느 날, 세상을 뒤바꿀 기술을 만나 연구 개발에 정진한 끝에 설립 3년 만에 전 세계에서 주목받으며 유망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유럽에서의 관심은 놀라웠다. 시제품이 나오려면 2년여의 시간이 남아 있음에도 수 만대의 선주문이 쏟아졌다.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하이코어는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심인 차세대 동력 수단을 만드는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2012년 한양대에서 근무하던 박동현 대표는 한 교수와 박사 과정 학생으로부터 특허를 출원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듀얼모터 합성기술을 처음 접했다. 원래 목적은 로봇 팔에 적용하는 것이었지만, 남다른 안목으로 박 대표는 해당 기술을 전기자전거에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리고 이에 동조한 팀 차원에서 스타트업인 하이코어를 설립하고 팀의 권유로 대표직을 맡았다.
"지금 생각하면 ‘기술쟁이’였던 나의 어떤 점을 믿고 직원들, 투자자들이 나를 추대 했나 의아할 정도이다. 어쨌거나 처음 듀얼모터 합성기술을 만나 느꼈던 놀라움을 세상에 반드시 선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나를 믿고 따라준 팀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휠 하나만 달면 전기자전거로 대변신!
하이코어의 핵심 제품은 모터, 배터리, 컨트롤러, 합성기어시스템이 하나의 휠에 모두 집약되어 있는 HyCore T1이다. 24인치, 26인치, 30인치 등의 자전거 크기에 맞는 휠을 구매할 필요 없이 흔히 사용하는 생활형 자전거, MTB, 로드바이크 등 어떤 자전거에도 부착할 수 있는 호환성을 자랑한다. 박 대표는 "트라이 스포크와 휠을 연결하는 간단한 부품(브라켓) 교체만으로 자전거 종류와 크기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기종의 호환이 가능하다. HyCore T1 구입 후 기존자전거를 버리지 않고 계속 전기자전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반 자전거와 HyCore T1의 외형적으로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여러 개의 살대인 ‘스포크(Spoke)’ 모양이 굵고 넓게 단 3개만 장착돼 있다는 것이다. Wheel 내부에는 두 개의 180W급 브러시리스직류(BLDC)모터, 합성기어변속시스템, 모터컨트롤러, 탈부착 가능한 배터리, 토크센서, 블루투스모듈 등 최첨단 디지털 장비를 장착했다. 전기자전거의 모터는 파워와 스피드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하나의 모터만 있을 경우 출발할 때부터 멈출 때까지 계속 작동해야 하므로 좋은 성능의 모터를 사용하려면 비용 부담이 크다.

반면, 듀얼모터라면 처음 페달을 밟을 때는 파워 담당하는 모터만 작동하고, 이후에는 스피드 담당 모터만 구동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이다. 그만큼 가격 부담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두개의 소형모터를 병렬 혹은 역·정 방향으로 합체하면 모터 구동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성기어와 전력제어 기술을 도입하는데 성공했으며, 원활한 변속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배터리의 경우도 효율성을 강화했다. 일반 배터리 성능보다 30%가량 효율이 높아 2시간 충전으로 최대 25km 속도로 최대 50km까지 달릴 수 있다. 배터리팩은 손쉽게 탈부착이 가능해 집안으로 가져가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다. 휠 무게는 6㎏으로, 모터와 배터리를 떼어 내어 일반 자전거로 사용할 경우 2㎏로 줄어든다. 현재 6kg 이하로 무게를 줄인 제품(High-End형 T2)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컨트롤러 자체 제작 기술과 UI·UX의 자유로운 튜닝이 가능하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사용 지역에 맞는 펌웨어를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다. 이를 통해 지형에 맞는 최적의 속도와 효율을 낼 수 있다. 사용자가 직접 부품도 교환할 수 있고, 나사만 풀면 트라이 포크의 케이스를 열 수 있어 배터리·모터·컨트롤러 등 주요 부품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 이점은 A/S가 발달하지 않은 미국, 중국 등의 시장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세련된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디자인도 눈에 띈다. 이노디자인 김영세 회장은 2015년 우연히 하이코어의 HyCore T1을 접하고 박 대표에게 공동작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유니크한 제품도 곧 출시될 예정이며, 국내는 물론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에 핵심기술 특허를 35건 이상 출원한 상태이다.

듀얼 모터 달고 세계 속으로 승승장구
하이코어는 설립 직후부터 그야말로 바퀴에 날개를 달았다. 각종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두각을 드러낸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보다 세계시장을 바라본 것은 국내전기자전거 시장의 한계를 일찍 알아본 박동현 대표의 안목이었다.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의 한계성을 깨닫고 2015년 처음으로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그때 만든 것이 지금 ‘HyCore T1’의 시조격인 제품으로, 2015년 8월 ‘유로 바이크쇼’에 출품해 큰 반향을 일으킨 뒤, 지속적으로 전 세계 3대 바이크쇼에 모두 출품했다. 그 결과는 ‘성공적’. 설명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시제품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보니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이를 통해 작년까지 들어온 선주문이 무려 100억 이상. 유럽 및 미국의 전기자전거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더 큰 것임을 깨달았다. 국내에서는 연간 전기자전거 생산량이 5천대가 안 되는 수준이었는데, 당시 첫 구매사인 스페인 이모비티 솔루션에서만 1000대 계약을 맺었다. 제품이 나오기까지 1년 반이나 기다려야 했지만, 그들은 유럽 최초 납품을 조건으로 과감한 구매를 감행했다.
"국민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 인구가 5천만 명 이상, 교통수단 분담률에서 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율이 30% 이상 되는 나라에서나 전기자전거에 비전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전거가 전체 교통수단 중 1%도 차지하지 않는 상황이다. 매출이 오르기는 했으나 어느 한도 이상을 올리기는 어렵다는 생각에 우리 기술로 우리 스스로 제품을 만들어 보자고 방향을 전환해 유럽에 진출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현재 국내에서는 자전거의 휠이 액세서리로 분류되어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먼저 성공하지 못한 게 아쉽다며 제도의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선주문이 이어지며 호조를 보였지만, 양산 과정은 그야말로 녹록치 않았다. 제작 기간만 2년, 제조는 모두 자전거 생산 경험이 우수한 대만의 생산시설을 통해 이루어진다. 8천 톤짜리 프레스머신을 통해 공정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자동차, 조선 회사 정도 밖에 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2016년에 중국 공장과 계약을 시도했으나 사드 문제로 불발되고, 결국 대만에 세 번째 도전 만에 제품 양산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미국 소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HyCore T1이 등록되었으며 알톤스포츠, 이렌텍 등 국내 전기자전거 관련 상장사들로부터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받아 주식형 크라우드 펀딩 성공기업 1호로 등록되기도 했다. 이어 송현인베스트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해 2017년 11월, 첫 제품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우리 제품이 유럽과 미국에서 선주문 된 지역에 먼저 선보이고, 국내는 내년 상반기 일반인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특히 미국에서 판매된 제품에서 호의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그 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제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한숨을 돌렸다.

올해 100억 이상 매출로 내년 코스닥 상장 도전
하이코어의 2018년은 그야말로 꽃길과 같다. 지난해까지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총력을 기울였다면, 올해부터는 판매에 집중할 예정이다. 추가 양산에 필요한 자금은 쏟아지는 계약 건과 현재 확정된 기술투자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통해 충당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해 기술성공기업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목표도 설정해 놓은 상태다. 엔지니어에서 출발해 마케팅을 거쳐 기획 업무를 지속해 온 박 대표는 10여 년 전 한 번의 사업 실패를 경험한 후 "잘 만드는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잘 팔리는 것이 잘 만든 것이다"라는 인생철학을 갖게 되었다. 투자자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아무리 잘 만든 제품도 창고 속에서 빛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것이다.

따라서 하이코어를 이끄는 지금은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함께 성공하자는 마음으로 직원 및 동료들에게 더욱 잘 하고, 철저한 준비를 거친 뒤 시장의 반응을 기반으로 도전한다는 일념으로 충분한 연구와 검토 끝에 자신 있는 제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는 "창업만큼은 무모한 도전이 박수를 받지 못한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저주나 다름없다. 이것이 스타트업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값진, 그리고 유일한 조언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하이코어가 나아갈 목표는 전기자전거를 넘어 전기자동차 시장을 석권해 향후 2년 내 전기자동차 시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직원 100명을 충원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전기자동차 기술은 미래의 핵심 기술인만큼 하이코어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월드클래스 벤처기업으로서의 야심을 품고 있는 하이코어의 빠르고 강한 질주가 기대된다.

2021-05-22 42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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