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주제

5G 시대를 위한 통신산업 국제비교 및 시사점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5G 이동 통신 기술이 기반 인프라로 구축되어야 하며, 5G 시장을 선점하지 못할 경우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 관련 산업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유경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의 연구 보고를 통해 5G 이동통신망 구축을 위한 주요국의 통신산업 경쟁력 제고 정책을 비교·분석하여,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해 본다.

주요국의 통신산업 정책 현황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는 5G 이동 통신 기술이 필수적이며, 5G 경쟁에서 뒤처지면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 관련 산업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4G에서 5G로 이동통신 기술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시점으로 ICT산업 발전의 기반이 되는 통신 인프라 고도화와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먼저 망중립성 원칙의 수정이 필요하다.

망중립성(Net Neutrality)이란 인터넷망 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봉쇄·지연·속도 제한·우선권 부여 등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4G 이동통신까지는 통신망이 주로 개인 간 통신에 활용됐으나 5G 이동통신의 통신망은 대용량의 데이터들이 이동하는 산업 인프라로, 대용량 트래픽이 증가함에 따라 네트워크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망중립성 원칙의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망중립성을 실천해야 할 주체는 망 사업자이며, 수혜자는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 애플리케이션 제공자 등 인터넷을 매개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자로 두 기업군 사이에 망중립성의 타당성에 대한 논쟁이 있어 왔다. 미국은 망중립성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유럽은 기본적으로 망중립성 원칙을 고수하나,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네트워크망 사업자의 트래픽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반면, 한국은 망중립성 원칙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통신망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통신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데이터 요금 인상 및 가입비를 부활시키고 있다. 과거 가계통신비가 ‘순수 통신 비용’이라면 지금의 가계통신비는 ‘복합적인 문화 비용’이며, 주요국에서는 이를 반영하기 위해 통신비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통신서비스 성격에 따라 주거·가사·오락 등으로 분류했으며, 일본과 영국은 인터넷이용료를 교양·오락 및 문화·오락서비스로 분류해 목적이나 유형에 따른 세부 분류를 하고 있다. 국내 통계 기준인 UN의 목적별 소비지출분류(COICOP)에도 스마트폰·태블릿이나 애플리케이션 개념이 새롭게 추가하는 등 통신비 분류 체계를 재정립하고 있다.
또한 유럽에서는 주파수 면허기간을 연장하고, EU 회원국들 간 단일 면허 제도를 도입하는 등 통신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EU 차원의 단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 관련 정책기조를 경쟁 활성화에서 투자 촉진을 위한 경쟁력 강화로 전환하여 이동통신용 주파수 대가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고, EU회원국들 간에 단일면허제를 도입해 통신사업자들의 영업 구역을 확대해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2018년부터 이동통신 주파수 면허 기간을 현행 최소 10년에서 최소 25년으로 연장하여 통신사의 투자 확실성을 높이고 EU 지역 단일 이동 통신시장의 활성화를 추구하고 있다.

민간에 일방적이지 않은 조화로운 정책 설계가 필요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망중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유지되어 왔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네트워크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망중립성 원칙을 강화할 것을 공약하여 단기간 내에 우리나라의 망중립성 정책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만든 뒤 2013년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이용과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 기준’을 만들어 시행중이며 2016년 9월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따른 후속조치로 2017년 3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망·플랫폼 중립성 규제기준을 담은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제한 부과의 부당한 행위 세부기준 제정안’을 의결하고 7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는 모든 트래픽을 그 내용이나 유형에 관계없이 차별하지 않는다’는 망중립성 원칙이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법규가 아니라 가이드라인으로만 설정되어 있던 것을 처음으로 법제화한 것이다. 그러나 관련 내용이 구체적인 사례 없이 추상적으로만 기술되어 규제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

또 통신비 관련 정책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통신비 절감대책으로는 취약계층 월 11,000원 추가 감면, 선택약정 할인율 20%→25%로 상향, 보편요금제 도입 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연간 최대 4조 6,000억 원의 통신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통신비 절감 대책에 대해 저소득층 복지를 위해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의 재원을 활용한다는 불합리성과 통신비 인하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비판이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OECD에 따르면 실제로 한국의 이동통신 요금은 저가·고가 요금제 별로 차이는 있으나, 전체 34개국 중 9~19번째로 저렴한 것으로 조사되어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통신비가 높다는 인식이 있으나, 실제로 우리나라 통신비는 OECD 주요국 대비 높지 않은 수준으로, 인식전환을 위해 통신비를 전화요금 개념을 넘어 문화콘텐츠 사용비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인지하고, 통신서비스의 가치를 반영한 합리적 지표를 새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주파수 할당대가의 경우 현재 통신3사가 정부에 납부하는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가 실제 통신 복지에 활용되는 비중이 낮으며, 주요국과 달리 국내에서만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를 이중으로 납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주파수 할당대가 산정기준에서 ‘전파특성계수’와 ‘주파수 할당률’이 5G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에 적합하지 않아 5G 이동통신에 적합한 주파수 할당대가 산정방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주파수 할당대가 산정방식을 5G에 적용할 경우, 이로 인한 통신사의 요금부담이 소비자의 통신비 인상 요인이 될 수 있어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대로 주파수 할당대가가 빠른 시일 내에 재설정 될 필요가 있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는 5G에 적합한 주파수 할당 계획을 수립할 것을 발표했으나,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며, 2019년 5G 상용화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5G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기술의 발전보다 뒤늦은 것으로 판단된다. 2013년 모바일 주파수를 할당한 17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할당가격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가장 높은 주파수 할당가격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5G 시대를 위한 현명하고 탄탄한 준비 자세
4차 산업혁명의 기반 인프라인 5G 이동통신을 선점하기 위해 통신산업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현 시점에서 주요국의 통신산업 경쟁력 제고 정책을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 통신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주요국의 망중립성 정책 추진 현황을 참고하되, 국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통신비 인하와 주파수 할당 정책으로 인한 통신사의 수익감소는 통신산업의 경쟁력 약화 및 이용자의 요금인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개선안을 마련하는 등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
취재_ 백성인 기자

2021-05-19 34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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